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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귀하게 여길 때 생기는 일

'프린세스메이커'라는 게임을 한 적이 있다. 

제목 그대로 아이를 '공주'로 키우는 것이 목표였다. 캐릭터에 '초희'라는 이름을 붙였었는데 나중에 아이가 생기면 그 이름을 줘야지 생각도 했었다. 초희를 귀하게 여겼고 훌륭하게 키우려고 노력했다. 좋은 음식도 먹이고, 좋은 옷도 입히고, 교육도 받게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주'로 만들겠다는 생각만 했던 거 같다. 초희를 귀하게 여긴 게 아니라, '귀한 사람'을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우리 어머니는 나를 어떻게 키웠는지 돌아봤다.

"민호야, 200원 줄테니까 오락실에 갔다온나."

초등학교 3학년 때쯤 처음 나를 오락실에 보내셨는데, 이는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오락실에 몰래 갔다가 부모님에게 귀때기를 잡혀 끌려가는 일이 심심찮게 발생하던 시절이었다. 얼떨떨했는데 엄마의 주장은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였다. 책 읽기 싫으면 만화책을 보라고 하셨다. 그래서 눈치 안 보고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를 정독했고, 다시 보고 다시 봤다. 이것 또한 파격적이었다. 이유는 역시나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  그 뒤로도 수많은 삶의 장면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라는 전제는 달라진 적이 없다. 

내가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도, 고2 때 극단에 들어갔을 때에도,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도,  엄마는 늘,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된다."며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다. 고2 때 야동을 보다가 걸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매우 당황하셨지만 곧 방으로 다시 들어와 "그 나이 때 그럴 수 있다."라며 이해해 주셨다. 


그 나이 땐 그럴 수 있지...그거 볼 수 있어...[이미지 출처 : 영화 '사랑이 무서워' 중]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는 나를 '귀한 사람'으로 키우는 게 아니라, 나를 '귀하게' 대해 주신 것 같다. 

엄청나게 혼난 기억도 있다. 놀이동산에서 내가 기분 상해서 뾰로통하여져서 말을 안 했을 때였다. 주변 사람들 다 쳐다볼 정도로 엉덩이를 팡팡 맞으면서 혼났다. 요즘이라면 신고당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였다. 

엄마의 논리는 "화난다고 입을 닫으면 나중에 너랑 지내게 될 사람 평생 고생시키게 된다."는 것이었다. 오락실도 보내주고, 만화책도 읽게 하고, 야동 봐도 용서해주셨는데. 삐치고 말 안 했다고 두드려 맞으면서 혼난 거다. 

'말대꾸하는 상대'보다 '말대꾸 조차 하지 않는 상대'를 만났을 때 진짜 무시당했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결과적으로 다른 사람을 귀하게 여기라는 이야기가 돼버렸다. 스트레스받았다고 다른 사람 스트레스 줘서도 안된다는 것이었다.

35살, 나는 아직도 감정 컨트롤이 부족하지만 그 교육의 효과는 살면서 여러 번 증명되었다. 결국 상대를 무시하면 무시당하게 되고, 상대를 귀하게 여기면 귀하게 대접받는다. 이 진리는 누구나 알고 있는 대로 삶의 황금률이다. 

엄마가 나를 '귀하게' 대접해주셨지만 죄송스럽게도 나는 여전히 망나니 같다. 그래도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내 교육의 책임자는 나라는 것을 알고 있다. 엄마는 할 일을 다하셨다. 내가 부족한 거지. 나도 엄마가 나를 귀하게 여겨주셨듯이 '스트레스받지 않게' 나를 귀하게 사랑해주면서 '타인과 소통하며' 타인을 귀하게 여기는 교육을 스스로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것이 내 삶의 목적이다. 내 삶이 즐겁고, 내 삶으로 타인을 즐겁게 해주는 것. 그렇게 해서 엄마가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것. 그것이 자존감이다.

[글 : 이민호 제이라이프스쿨 대표, 세바시스피치 코치]


이민호 강연자의 세바시 강연도 좋습니다. 못 보신 분은 꼭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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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인간관계 #소통

세바시

댓글 (1)

김정하

2018-07-09 11: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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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랑 공통점이 만나서 저에게 아주 큰 동기부여가 되였습니다.조금 늦졌다고 생각을 들었는데 지금 이순간부터 저라는 사람을 좀 아라바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하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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